우선 그 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김수영.
우선 그 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 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우선 그 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 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지금껏 서울에 관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피부로 와닿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정치지리학이 이렇게나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원래는 존재 자체도 몰랐었지만서도― 하는 생각도 들고. 처음엔 누구 읽어주느라 소리내어 읽다가, 사무실에서는 밑줄을
조금 늦은 글이다. 이렇게만 읽고 쓸 수 있어도 참 좋겠으나, 어쨌든. 하나의 길고 긴 스토리도 아니고 해서 길게 적을 것은 없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끼는 정희진 특유의 시선, 관점,
꿀잼. 읽은 지는 두어 주 지났다. 이거 읽고 사무실에서 할 일 없이 시간 때울 때 헌법재판소 홈페이지를 뒤져 판례집 찾아 읽고 그랬다. 인상에 남았던 몇 가지는 추후에 다시 적도록 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바로 직전 읽었던 서해전쟁의 여파가 워낙 컸는지, 혹은 두 책 사이의 주제는 하늘과 땅 차이여도 서술의 흐름이란 게 고만고만할 터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조금 번잡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종잇장을
그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종이배. 정호승. 내가 생각한 전쟁 속에는 북한 소년이 띄운 종이배 하나 흐르고 있습니다. 아들의 마지막 눈빛이라도 찾기 위하여 이 산 저 산 주검 속을 헤매다가, 그대로 산이 되신 어머니의 눈물강을
사북을 떠나며. 정호승. 술국을 먹고 어둠 속을 털고 일어나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어린 두 아들의 야윈 손을 잡고 검은 산 검은 강을 건너 이 사슬의 땅 마른 풀섶을
시인예수. 정호승.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혼혈아에게. 정호승. 너의 고향은 아가야 아메리카가 아니다 네 아버지가 매섭게 총을 겨누고 어머니를 쓰러뜨리던 질겁하던 수수밭이다 찢어진 옷고름만 홀로 남아 흐느끼던 논둑길이다 지뢰들이 숨죽이며 숨어 있던 모래밭 탱크가 지나간 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