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편도에 염증이 심해 밥을 똑띠 못 먹고 있었다. 병원을 수요일에서야 처음 갔으니까. 목요일도 그랬다. 그래도 처음이라고 꾸역꾸역 스터디도 시간 맞춰 갔다. 스벅에서 뭘 사다 먹었던 것도 같다. 두 시간을 앉아 옛추억―흘러간 자습시간의 냄새 같은 걸 떠올리면서 공부를 했다. 강의는 정신 없이 흘러갔다. 점심께에는 몸뚱이가 쓰레기라 우동을 먹겠다고 시켜놓고 연신 국물만 펐다. 배가 계속 고픈데도 먹는 게 마음처럼 마땅치 않아서 열불이 났다. 땡볕을 뚫고 학문관에 도착했다. 한숨 돌리고 삼일오다시이에 가 앉았다.
특별히 더 많이 기쁠 일 없고, 전보단 훨씬 덜 침울한 한 주였어요. 진폭이 엄청나게 컸던 곡선은, 어느새 하늘 꼭대기 저만치로 올라가진 않지만, 그래도 땅바닥 뚫고 저 스올에 내려가지도 않는 수준이 되었어요. 엄마랑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어요. 얼굴을 마주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잘 지내다가 문득 생각난 얘기를 하느라 신새벽에 카톡을 했는데, 역시나 잠도 못 자고 있던 엄마랑 같이. 그저 그런 아주 보통의 이야기요. 엄마랑 친해지고 싶었나봐요. 친한 엄마-딸 관계, 남들 하는 그런 게 부러웠나봐요.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 말고도 할 얘기는 많았을 텐데. 얘기를 시작하고 나면 어느새 똑같은 레파토리에 빠져들어서 무겁고 진지한 그 무언가 주위를 빙빙 돌기만 했으니까. 근데 그게 다 엄마 책임은 또 아닐 거예요. 어쩌면 나는 내 마음 속으로 엄마랑 아빠를 차별하고 있었나봐요. 어려운 일, 골치 아픈 일, 힘든 일, 머리 싸매는 일은 엄마에게는 해도 괜찮지만, 아빠에게는 해도 소용이 없어―하면서 지레 판단해버리고는. 그걸 몽땅 엄마한테 미뤄놓고 말았던 거죠. 엄마가 설령 아빠와의 관계에서 적절한 위안이나 지지를 얻지 못한다고 해도, 나한테까지 당연하게 그랬을지는, 사실은 모르는 일인데도요.
엄마가 힘들 거란 걸, 충분히 어려울 거라는 걸, 알았다고. 그래서 더 힘들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처럼 나를 설득해놓고도. 항상 결정적인 순간이 되고 나면 뭉텅이로 다 던져버리고 말았던 거죠. 10점이 만점이라면 한 7.5점짜리 효심은 될 수 있었을까요. 어쨌든 요즘은 엄마도 신경쓰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티를 내기도 하고요. 이렇게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다보면, 많은 것이 바뀌어있겠죠.
간만에 들어와서 글을 몇 개 읽었는데 남일 같지 않은 부분들이 나를 울렸다ㅠㅠㅠㅠㅠㅠ 그니까 책임져 보고시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월을 도모해 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