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아니, 기울어진 배

흔히들, 한국의 정치지형을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 따위의 말을 한다.
그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 표현 자체는 의미가 있다 생각한다.

오늘 갑자기, 3교시와 5교시 수업 사이 공강에 빈 교실에 앉아 튀김우동을 들이키다 말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기울어진 배와 같다. 가라앉은 쪽에 앉은 사람들은 들이차는 물을 밖으로 걷어내고, 어떻게든 평형을 되찾기 위해, 그리하여 배가 다시금 항해를 할 수 있게, 깊은 바닷 속으로 빠져 죽지 않기 위해, 말 그대로 “죽을 힘을 다 하여”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렇게 심해를 향해 곤두박질치는 배의 저 반대편은 아슬아슬하게 수면 밖으로 떠오른 채 거칠게 흔들리고 있는데, 그 허공에 뜬 뱃머리의 사람들은 난간을 붙들고 반대 편에서 죽기 살기로 발버둥치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다. “이쪽으로 오지 마!”  “죽으려면 너희들이나 가라앉을 것이지 왜 나까지 이렇게 만들어! 이 씨발’년’들아!!” 하는 꼴.

그들이 살지 못하면 결국 저들도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눈에 뻔히 보이는 데도, 모른 척 외면하려는 그 심리는 도무지 무엇에 근원하는가. 답 없는 치들이다.

댓글을 답시다 두비두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