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선배의 추천으로, K와 경희대를 향해 걷다가, 우연히 눈에 뜨인 중고책방에서, 단돈 이 천원에 깨끗한 책 한 권을 받아들어서, 저녁 집에 도착하자마자, 몇 시간만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냈다.
안진진이 오히려 부러웠다고 말하면 오만이고 건방일까. 나에게는 이십대 중반이라는 나이 하나만으로 그저 얻어지는 두 개의 선택지 따위는 없다. 안진진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에 잘못 되었냐고, 그저 평범한 선택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근데, 나에겐 그 정도 평범도 어려워 보이는 걸.
이것도 내가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가득차 그런 것이냐 묻는다면. 1998년에는 몰라도 2016년 이 땅은 모두가 입을 모아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다”라고 말하는 시대라는 것을 변명으로 삼아도 될까.
다 읽은 책을 바로 엄마에게 빌려주었다. 밑줄 친 구절들을 옮겨 적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