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수업 끝나고 쉬는 시간이다. 교무실에 상하이스파이시치킨뭐시기가 와있길래 먹었다. 오후 수업까지 한 시간 남았다. 매주 수업 패턴이 바뀌는 중인데 오늘은 그야말로 퐁-당-퐁-당이 됐다. 선/현-선/온-예/현-예/온 하는 식이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해보니 또 그냥 원래 하던 만큼만 지끈거린다. 안 지끈거린다고는 말 못하고.
지난 11일이 중도 제출 마지막 날이었다. 수정 후 통과였는데 수정 후 재심인 경우랑 헷갈려서 7월 15일 마감인 줄 알고 7월에 무려 글 쓰러 2박 호텔을 가는 만행을 부려둔 덕분에 8월에는 비교적 쉬엄쉬엄 고칠 수 있었던 것 같다. 큼직한 수정은 그때 많이 해뒀던 터라… 해서 8월 2-3일 쯤 (사실은 n번째인) 초고를 한 번 털고, 6일 늦은 밤 새벽까지 B와 함께 영문초록을 고치고, 7일 아침에 커미티 세 분께 메일을 돌려놓고, 다시 본격적인 교정 작업에 들어가서 표제지부터 영문초록 마지막장까지 244장을 다 보고 나니 11일 오전 1시쯤 되었었나보다.
어도비로는 한글 문서에 있는 목차 하이퍼링크랑 책갈피를 살리면서 피뎊으로 저장하는 게 불가능해서 (매우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어도비PDF 인쇄 대신 그냥 한글에서 ‘PDF로 저장’하는 방식으로 한 여섯 번쯤 시도한 끝에(ㅎ..) 최종본을 얻었다. 보안 설정도 해놓고 중도 업로드 했는데 제출확인서 출력이 안 돼서 일단 접어두고 잠. 동틀 시간 얼마 안 남기고 잠들었는데 9시엔가 10시엔가 다시 깨서 중도랑 통화. 보안 설정이 문제래서 기껏 열심히 설정한 거 다 풀고 다시 올렸더니 해결. 약간 화나게 책갈피도 중도 시스템 거쳐서 다시 만들어지는 거 같더라.. 딴 논문 피뎊에 왜 전부 표제지고 목차고 국문초록이고 뭐고 책갈피가 하나도 없고 달랑 본문만 있나 했더니 염병할 디컬렉션 시스템 때문이었음. 그럴 거였으면 부록 목차도 제대로 쓸 걸 제길.
우리 과 선생님들 도장은 과사에서 받고, 다른 과 선생님 도장은 찾아뵙고 받았다. 폭풍 우쭈쭈 해주시면서 쌤들이 칭찬 안 하셔?? 자꾸 물으시는데 예 저는 그저 웃지요 껄껄.. 그리고 뵙고 나오면서 숙제 아닌 숙제를 받아 나온 셈인데 이거 과연 이번 주 내로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는데 잘 모르겠는 게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전부다. 다 모르겠고 퇴근이나 시켜주세요…
9월부터는 과외가 5개가 될 것 같다. 돈이 딱 천만 원만 어디서 뚝 떨어져서 나머지 9천 땡겨다가 전세 1억 집이나 하나 구하면 좋겠다. 어제 B의 얘기를 듣고 뽐뿌 아닌 뽐뿌가 온데다가 괴상하게 잠드는 바람에 새벽에 엄한 뻘짓을 했다. 90% 대출이 가능해도 10%를 만들 수 없는 이내 삶이란 뭐 그렇고 그런 것이지요. 어지간하면 글을 좀 끝내보려고 했는데 오후 수업이 9분 남았다. 제길. 근데 일단 공개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