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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을 철회할 기회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어떤 저주인 것 같다. 결국 방뉴제를 철회했고, 화요일 수업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동안 그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탓인지, 그걸 마음에서 걷어내고 나니까 조금 허망할 정도로 걱정하는 것들이 줄어든 느낌적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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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향한 ‘주류’의 담론에 분노한 상태로 ‘계속’ 살고 있다. 분노의 적립 현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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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몰라줘도 괜찮다”는 얘기는 다 구라뻥인 것 같다. 이만치 알아줘도 이만큼 힘든데, 이만치도 안 알아주면 무슨 수로 버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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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원장님은 내 생각보다 아주 많은 것들을 내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어느 수준까지 맞추려 애써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나는 벌써부터 ‘애씀’ 자체를 경계하게 된 건 아닐까. 나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사람들 모두가 버거운 존재가 됐다. ‘열심히 하다보면 잘 해낼 수 있지 않겠어요’하는 따위의 말도 못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