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다 옮겨적을 수도 없고, 깨알같이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학기가, 이제 곧 끝난다. 길게 보아 지난 세 달이 넘는 기간에, 나는 너무나도 많은 ‘최악’들을 경험하였다. (대학 내 팀프로젝트는 정말 씨발 반드시 기필코 없애버려야 한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들에서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는 수많은 문제거리들은 안 그래도 바쁘고 지친 나의 인생을 과히 죽을 것 같은 시간으로 만들어주었다. 두번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그 철 없음과 무책임, 예의 없음, 개념 없음, 하여간 각종 뭐든 다 없는 꼴을 보면서 나는 전생에 이완용 수준도 아니고 일왕 정도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누군가는 그 모든 사건들이 ‘이만하면 됐고 적당히 포기하라’는 사인이 아니었겠나, 그 사인을 무시해서 니가 이렇게 고통스러웠던 거다-라며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나는 진실로 참혹한 심정을 느꼈었다. 멘탈리티가 완전히 압도당하고 종속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가장 근래의 두 주간은 넉넉 잡아 사흘에 한번 꼴로 울었다. 내 앞에 놓인 것들이 정말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서, 너무나도 막막하고 힘에 부치고 버거웠다. 어떤 것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일 하던 학원의 합병도, 5강의 5팀플―그것도 역대급 프리라이더를 최소 조마다 하나둘씩은 끼워넣은―도, 저녁은 커녕 늦은 밤 조차도 내 것일 수 없던 스케쥴도, 그렇게 힘겹게 돈을 버는데도 청산되지 않는 빚잔치도, 바로 내일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부족했던 마음의 여유도, 모두 내 목숨줄을 죄고 비소를 날리며 장난질을 해대는 것 같았다. 다만 외로웠고, 죽고 싶었지만, 홀로 버텨야 했다. 그냥, 말 그대로 그냥, 눈물이 계속 나왔다. 아니, 그냥 눈물만 흘렀으면 차라리 좀 나았을까. 통곡을 하며 내 인생은 도대체 왜 이런 거냐고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바보같은 질문만 뱉어내곤 했었다. 그랬었다.
안녕안녕
반가워
누구인지 한참생각했네 그래도 알아냈당
몇년 째 이런 공간을 만들어놓은 걸 말도 안하고
블로그에 새 글을 내놓아라 새 글을
헿 김천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