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1. 짜증이 좀 나서

(아주 오랜만에 제때에) 점심 먹으면서 과외준비 조금 하다가, 밥 다 먹고는 그동안 계속 밀린 일들 처리해야지 싶어 카톡하고 문서 수정하고 전화하고 메일쓰고 했다. 왜인지 하면서 자꾸 짜증이 났는데,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마우스 잡고, 숨 한번 크게 내쉬고 마우스 잡고, 를 반복하면서 겨우겨우 마무리했다. 손 털고 나니 16시 좀 넘었던가. 주섬주섬 옷 바꿔입고 헬스장 갔다. 스트레칭 조금 하고 내려가서 웨이트 했다. 혼자 할 땐 백스쾃 38kg까지 안정적이다. 어제 1500 피티 받았고 오늘 1630 운동 시작했는데 도무지 사람이 가장 적을 것 같은 시간에 이 동네 헬창들은 여기서 다 모여있는지 북적북적 서로서로 친하고들 난리가 났다. 바디스펙은 매우들 훌륭하더라마는 음. 평일 낮시간에 와서 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장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인 걸까. 뭐하시는 분들일까 1초 정도 궁금했다. 손바닥 굳은살이 빨리 자리를 잡아버리면(?) 차라리 나을 것 같은데, 그만큼 운동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애매하게 박여있고 그래서 애매하게 불편하다. 그래도 네일 위의 반짝이는 풀스와와 손바닥의 굳은살이 같이 있는 게 썩 마음에 든다. 오롯이 나 혼자 뿌듯할 수 있을 것 같아. 어쨌든 운동 다 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나니까 짜증 다 까먹었다. 사실 저 제목만 운동가기 전에 써놓고 나갔었는데 집에 들어와 다시 쓰려고 노트북 켜고 느꼈다. 운동하면서 사라졌구나 그 짜증. 역시 생각 없이 몸 쓰는 것 아주 유익하다.

 

손열음 연주 듣다가 유튭이 만든 재생목록이 날 여기로 데려갔는데, 너무 좋다. 소리가 맑아 어딘가 발랄한 느낌. 영상이 좀 너무하리만치(ㅋㅋㅋㅋㅋㅋㅋ) Olga Scheps를 예쁜 톤으로 잡고 있어서 흠칫했으나 사실 매우 예쁘기도 해서. 썸네일마저 우아하고나. 다 가진 새럼… 부럽군.

집에 와 점심에 먹은 그거 또 저녁으로 먹었고 다시 과외 준비해야 하는데 이거 쓰고 있다. 과외돌이한테 카톡으로 오늘 숙제 내놓으라 광광 닦달했는데 (금요일 토요일 숙제는 오후 4시 30분에 받아내고 일요일 숙제는 월요일 꼬박 지나 화요일 새벽 1시 40분에 받아내고 월화 이틀치는 훨씬 줄이는 쪽으로 좀전에 타협했다) 솔직히 걔보다 내가 더 게으른데(…) 내가 선생이라 참 다행이야 깔깔. 그나저나 자꾸 딴짓하네. 일해야지.

덧. 서울에 눈이 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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