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6. 책 읽다 문득

나는 예로부터 ‘조직을 나가려면 손가락 하나쯤 잘리는’ 일이 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 조폭이 조직생활 때려치고 갱생해서 (폭력과는 무관한) 사람 되는 것이 조직에 끼치는 피해라는 것이 뭘까, 국가기밀이라도 빼돌리나 뭐 혼자 힘으로 조직을 박살내기라도 하나(애초에 갱생해서 사람된다면 그럴 일도 없겠지만), 그저 일반인1으로 돌아가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문제라서 가만히 보내주지는 못하는 걸까,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상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수많은 영화드라마각종매체에서 반복되는 것일까, 그리고 왜 또 보는 사람들은 그게 그럴싸한 상황설정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걸까, 그 로직이 잘 이해가 안 됐었는데.

책을 읽다 문득, 이건가, 이런 건가? 싶었다. “조직원의 이탈이 심해지자 이에 대한 보복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전쟁의 논리. 사람 하나하나가 끔찍하게도 절박한 전시 상황에 무단이탈하는 탈영병/탈주자/배신자 같은 존재. 도망친 탈영병을 즉결처분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았던 시대의 흔적인 걸까.

댓글을 답시다 두비두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