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그 익스텐션 머신에 앉아 다리 들었다놨다 하면서 쓴다. 데드 주로 했고, 무거워질수록 점점 손이 미끄러워 스트랩 잠시 썼다. 위생상으로도 그렇고 매번 있는지 없는지 찾는 것보다는 하나 장만하는 게 나을까 생각도 했는데 글쎄 또 그게 그럴만한 건가 고민도 된다.
어제 퇴근길 픽업받아 집2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로수길 애플 가서 리퍼 받았다. (여기부터 연구실에서 이어쓴다.) 지난 수요일에도 시도는 했었으나 백업 문제로 결국 시간만 축내고 돌아왔었다. 아이클라우드 이 멍청하고 까다로운 놈 내가 그냥 데이터 쓰고싶다는데 왜 와이파이만 고집해서 쓸데 없이 애를 먹이냐!!!!!!! 또 비슷한 이유로 리퍼폰을 받고난 뒤에도 사고를 치렀다. 지난 수요일 애플놈들 가게 안 인원 제한 때문에 노트북 펴놓고 앉은 나에게 “오래 안 걸리시죠? 저희가 매장 내 인원 제한 때문에 나가셔야 기다리시는 분들이 들어올 수 있어서 블라블라”했던 게 기억이 나서, 복원 시작되고 동글뱅이 돌아가는 거 보고 매장 문을 나왔는데 아니 시발 와이파이 끊겼다고 복원도 끊기고 근데 폰은 아직 세팅도 안 됐으니 전화도 안 들어오고 차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다시 매장을 들어가자니 다시 줄 서면 입장도 전에 문 닫을 기세고 도대체가 노답이라서 가까운 카페 가서 와이파이 이용료 셈치고 아메 하나 시켜서 컴톡으로 아빠랑 연락했다. 구글맵을 아주 적절’할’ 사이즈로 켜놓고 노트북 뚜껑 연 채로 카페 나가서 바삐 걸었다. 핸드폰이 먹통인 상태를 도무지 견딜 수 없는 나는 아빠의 데이터를 훔쳐다 기어이 복원을 시작했고 역시 멍청한 아이클라우드 샛기 왜 앱보다 사진 따위를 먼저 받느라 애쓰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집1 도착해 내리기 전에 전원을 켜는 데는 성공했다. 그리고 어젯밤 잠깐 하려다가 이래저래 못하고 덮어뒀던 보험청구 오늘 아침 신청했다. 자기부담금이 너무 커서 당황. 다음엔 애플케어 써야하나 싶다.
토요일은 많이 걸었다. 버스타고 남대문, 안경 맞추고, 새우완탕면 먹고, 브라우니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아인슈페너 마시고, 전시 「서울은 소설의 주인공이다」 보고, 삼겹항정 먹고, 마트 들러 치즈랑 과일 사고, 집에 와 와인 마셨다. 애초 계획이었던 <로마>는 잠깐 보았다. 그 밤의 모든 말들을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어딘가에 담아둘 수 있으면 좋겠다. 명쾌함과 단호함은 내 얼마 없는 미덕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너무 쫄았거나, 혹은 너무 못났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