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5. 인생의 낭비 소고

어제부터 페북 타임라인이 뜨겁다. 나로서는 정말 상상할 수도 없지만, 조국의 사퇴와 설리의 죽음을 뒤섞어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더라. 내게 전자는 이성의 영역이고 후자는 감성 이후 이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둘이 왜 섞이지? 한 인간이 그 정도까지 한없이 맹목적일 수 있다는 것에 섬뜩함을 느낀다. 모든 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던 새끼들이랑 뭐가 다른가.

나는 f(x)를 좋아해본 적도 없고, 해체 이후의 연예인 설리에게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지만 그가 인사이트 같은 쓰레기들의 안줏거리가 되었을 땐 곱씹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 설리의 그 좆까라는 태도가 너무 좋았고, 계속 그렇게 꾸준히 오롯이 당당해주길 바랐다. 상처따위 받지 않는 듯한 모습을 마음으로는 많이 응원했다. 염병. 상처 안 받긴.

설리는 단순히 악플, 인터넷 문화, 가십거리 같은 문제로 읽혀선 안 된다. 그가 경험한 모든 것들은 그가 남성이 아니어서, 로 귀결된다.

이 와중에도 고인의 사진을 찍어대고, 부검의는 좋겠다고 낄낄거리고, 참관은 안 되냐고 쓰레기를 내뱉고, 심지어 시간을 운운한다. 뒤져도 안 썩을 새끼들. 안 썩어도 뒤져줘, 제발, 제발.

댓글을 답시다 두비두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