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다. 태어나서, 3살 즈음 이사, 4살 즈음 이사, 5살 즈음 이사, 6살 즈음 이사, 7살 즈음 이사. 8살에 이사, 18살에 이사, 20살에 이사, 21살에 이사, 25살에 이사, 그리고 또 이사…………..이사봇? 나이가 먹어서인지, 급작스러워서인지, 로망 따위 없을 이유여서인지, 딱히 무슨 감흥이 없다. 새 집은 어때? 라고 묻기에 “그냥 방이구나….”라고 대답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추석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네. 내일 아침 9시 수업이다. 이제 이사하기 전보다 최소 한 시간은 더 잘 수 있다. 뿌듯하다고 해야할까. 뭐라고 해야할까. 모르겠네. 그냥 계속 정신이 없다.
몇 살 몇 살 몇 살 꼽다보니 인생에 무슨 殺이라도 낀 것 같네. 살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