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31. 악몽

며칠째 악몽 꾼다. 가위 눌린듯 못 움직이고 바둥거린다. 꾸역꾸역 억지로 몸을 움직여보려고 애쓰고, 몇 번이나 몸을 일으키는데도 등이 떨어지지 않는다. 꿈에서 나는 계속 타인의 분노를 온 몸으로 받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깨고 나면 금방 기억에서 사라져버리는데 금방 주저 앉아 울 것 같았던 그 감정만 오래 남는다. 오늘 꿈에선 여기저기 도망도 다녔다.

어제 꽤 늦게까지 일하고 일하고 일했다. 오늘은 눈 떠서 피자 한 판에 베이크 시켜놓고 깨작깨작 손 대다 말았다. 잠깐 녹취를 풀려고 앉았는데, 도저히 생심이 유지가 안 돼서 금방 또 접었다. 이렇게 마냥 있으면 안 되는데, 하는 불안한 마음에 책을 펼쳐 들었다. 그마저도 채 한두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덮었다. 네이버에서 웹툰 하나를 새로 시작해 41화까진가 봤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졸음이 오는 것도 같다. 작고 소중한 고엉이 어쩌고 하는 어플에서 졸린 음악 들으면서 착 가라앉았다. 입술 주변 여전히 많이 아프다. 목에도 상처(?)가 났다.

내내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충분하지 않다. 불안할 이유가 없는데 안정감도 없다. 저녁을 먹지 말고 내내 자버릴까. 맥주 말고 좀 더 도수 높은 술이 마시고 싶다. 왠지 오늘따라 유독 이 고요가 싫다. 하이하지 않게 취해서 까무룩 자고 싶다.

댓글을 답시다 두비두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