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늘릴 거면 저 혼자나 할 것이지 왜 남의 일까지 늘리려고 드나. 나는 (대개는 사회초년생 특유의, 하지만 때로는 성정 자체가 그래서이기도 한) 도를 넘어서는 열정과 열심이 싫다. 대충 사는 사람들을 극도로 피곤하게 만들어. 고생은 너나 해 제발 남도 피곤하게 하지 말고. 너나 혼자 열심히 잘 보이란 말야. 쿠팡 주문하고 마켓컬리 주문하고 B 만나 저녁으로 새우탕 국물 떠먹을 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무난하게 즐거워지고 있던 하루가 카톡 몇 번으로 와장창 박살이 나버렸잖아. 시—바.
그래 솔직히 그게 어떻게 다 너 때문이겠느냐마는.
마음이 자꾸 작은 것들에 속절없이 흔들린다. 펑 하고 터질 것 같다. 자잘한 스트레스도 맘대로 가누질 못한다. 쉽게 성을 내고 짜증이 돋는다. 불안불안하다. 20대의 코로나 블루가 심해지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더라. 짤 없이 내가 딱 그 모양이다. 자고 일어나 눈 뜨면 하루 잘 시작해야지, 오늘 잘 버텨봐야지, 하고서도 금방 다시 기운이 빠지고 만사가 허무하게 느껴진다. 억지로 쥐어짜 힘을 내서 뭘 하다가도 돌아서면 맥 없이 늘어진다. 하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만 같은 일들을 해내기 위해 해야하는 나의 일들은 자주 순위 밖으로 밀린다.
excuse가 아니라 explanation이라 했다는 그 말이 위로가 되면서도, 또 내가 그런 말 할 수 있는 정도로 그밖의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느냐 자문하면서 다시 쭈구리가 된다. 나는 나를 참 쉽게도 한심해하지. 예전엔 그게 한편으론 동력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는 걸 안다. 내가 나를 한심해하면 나는 파스스 가루가 되고 만다.
대통령이 의사간호사 갈라치기 하면서 정말 수준 이하의 반응을 공식 계정에 올렸다. 본인 생각이 그런 거라면 정말 노답인 건데 근데 아마 그렇게 생각하니까 지금 같은 사달이 났겠지. 끔찍하군. 의협 홍보자료는 그들이 여전히 열아홉 수능 시절에서 한 발짝도 더 성장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제발 의사 선생님들 의협 회장 좀 갈아치우시고 피알 전문가 좀 갖다 씁시다. 그 좋은 머리 두고 뭐합니까 대체. 미통당 새 이름은 PEOPLE POWER PARTY, 해서 PPP라는데. 처음 썼던 Force of People보다는 나아서 좀 다행이다야ㅋ….ㅋㅋ..ㅎ….. 근데 포스오브피플이나 포스오브시티즌이나 피플스파워나 피플파워파티나 전부 이상한 거 나만 그래? 너넨 정말 안 그런 거야? 조주빈은 성착취 영상을 “브랜드화”하려고 했다고 법정에서 대답했단다. 귀를 의심한 검사가 다시 물었다고 하던데. 캬, 조선의 이 현실! 낮에는 조선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시민단체가 코로나 내세우며 종교탄압 한다고 문통한테 항의서한 썼다는 걸 단독으로 걸었던데 야 늬들도 양심이란 게 있으면 이 시국에 전광훈 편을 들면 되겠냐 새끼들아 암만 반북반공이 좋다고는 하지만 적당히 좀 해야지. 저녁엔 또 서울의대 교수들이 박 정부 때 공공의대 7백 명 운용 제안했었다고 와이에서 단독 나왔다. 근데 그때 “부속병원이 딸린 의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지 지금처럼 한의사 면허도 전환하고 병원설립 계획도 없이 티오만 늘리자고는 안 했지 않았니 기자야?? 아니 근데 쓰면 쓸수록 기분이 더럽고 짜증이 막 솟구치네. 대체 무슨 세상에 내가 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어쩌자고 이런 시대를 살고 있냐 말이다. 왜죠 왜.
남해안에는 벌써 마이삭이 광풍을 몰아치면서 지나가고 있다는데. 밤사이 모두들 안녕했으면 좋겠다. 제발. 무사안녕. 무사안녕. 무사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