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7. 첫 출근

2019. 8. 26. 26:59. 오늘의 일기. 첫 출근 소회. 이거 다 마셔봤다. 사장님이 피자 만들어줬다. 계약서 썼다. 퇴근했더니 막차가 끊겨서 택시를 탔다. 시급 2/3를 택시비로 썼다. 가능하면 오픈조만 시켜달라고 해야겠다. 호다닥 들어와서 동상이몽 보는데 김원중-곽지영 분량 넘나 적었다. 나머진 또 넘나 노잼. 토요일에 읽을 글을 쓰려다 이것저것 오래 전 받은 글들을 다시 꺼내 읽었다.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너무나도 달라. 새삼스러워서 어쩐지 조금 슬펐다. 요즈음은 잔잔히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천천히 가라앉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1 thought on “2019. 8. 27. 첫 출근

  1. 천려 says: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오전에 모 대학병원에서 퇴원해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장례식과 화장과 납골당과 할아버지 사후 할머니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듣던 나는 숨이 턱턱 막힌다. 가족이 다 뭘까, 남편이, 아내가, 자식이, 손주가, 다 뭘까. 방을 구경하다 할아버지 석사학위기를 발견했는데 1호였다. 석제1호. 1967년 12월 14일자. 그 좋은 머리로 그냥 공부를 마저 하시지 그러셨어요. 생의 끝이 선명해가는 분께 못하는 말이 없는 나쁜 손녀딸. 할아버지 몇 년 생인지 처음 알았다. 친할머니 몇 년 생이신지 아직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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