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마, 메로 아마―정재일&한승석

나는 노동자다.
네팔에서 온
불법체류 노동자다.

아니,
나는 노동자였다.
1992년에
나는 죽었다.

나는 지금
두 달 넘게
냉동고 안에
누워있다.

몸이 차갑다.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의 따뜻한
품이 그립다.
내 시신이나마
엄마 품에
안길 수 있을까.

<아마, 아마, 메로 아마 I > – 한승석&정재일


소일거리로 남의 논문 교정을 보면서 아직 한번도 안 들어본 정재일 앨범을 듣다가, 화들짝 놀라 다시 듣고 다시 또 들었다. 순식간에 너무 많은 것들이 스쳐지나갔는데, 다 되었고, 일단 받아 적었다.

한승석과 정재일의 「바리Abandoned」 앨범에 대해서는, 아이즈. “한승석·정재일 “영혼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음악을 하고 싶다” (2014. 7. 16.)가 좋다.

<아마, 아마, 메로 아마 I & II>의 모티브가 된 마덥 쿠워 씨의 이야기는, 오마이뉴스. “젊은 숨이 멎고, 꿈도 멎었습니다” (2007. 5. 6.)를 읽어보자.

더 무어라 길게 말을 적지는 못하겠다. 그냥 날 때리고 갔다…고 하기엔 이어서 듣고 있는 다른 곡들도 여전히 날 때리고 있네. 지금은 <빨래 I>이다. 바리의 서사는 늘, 슬프고 슬프다.

JTBC에서 2월에 방영했던 「너의 노래는」을 뒤늦게 학기 중에 봤다. 바쁠 땐 뭐든 재밌는 법이니까. 그러다 <비나리>에 꽂혀서 한동안 같이 나온 다른 곡들과 함께 뱅글뱅글 돌려서 들었었다. 아래 영상은 한국에선 안 열리게 돼있다. 아무도 따로 올리질 않아서 이것 뿐이다. 4회 끝무렵에 나왔던 것 같다(확실치 않음). 정재일 개천재. 숨막히는 천재. 자기는 천재 아니라지만 그건 베토벤 모차르트(뭐 대충 그런 류)에 비교하면서 아니라고 하는 거다, 라고 했던 이적 말이 한 올도 틀림이 없다. 예술은 예술이다. 영영 예술을 하는 예술가로 남아주시라.

댓글을 답시다 두비두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