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1. 514호

514호에 들어가 앉아 얘기를 시작하자마자 또 울었다. 이번에 얘기했으니까, 더는 이 얘기를 하지 말아야지, 라고 마음먹지 말 것. 충분한 시간을 가질 것. / 삶이 일시정지가 되는 거라면 좋겠다. 내가 좀 힘겹고 버겁고 그럴 때, 잠깐 멈춰둘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이 그만 돌았으면 좋겠어. / 남은 후드가 도착했다. 이번엔 멀쩡했다. 안 멀쩡한 건 교환을 보내버리고, 다른 멀쩡한 브릭을 입고 나왔다. 교환 보내는 거 기다린다고 늦었다.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결제가 걸렸다. 다행히 택시기사님이 센스 있는 쪽에 가까웠다. / 220동을 갈까 101동을 갈까 고민했는데 전달해야 할 교재가 있어 엉겁결에 220동으로 강제선택 당했다. / 약국에 들렀다. 약 사는 김에 추운 코를 가리겠다고 검정색 마스크를 샀는데 괴랄하게 생겼다. 집에 있는 거 챙겨나올 걸.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겨울이다. 몰까 날씨? / 학교는 졸사철이라 이 추운 날 한껏 차려입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커먼 것들이 같이 무리지어 다녀서 안 예뻐. 이씨씨동산 벗들은 뭘 해도 예뻤다. (((((((((((((((((((((((((개취))))))))))))))))))))))))) / 누가 일팔팔육 블랙 업체에서 공구 좀 다시 열어주면 좋겠다. 이 가격 이 핏에 이 두께감 이 따뜻함이 넘나 필요하다. 후드로 7개 색깔 채워 요일마다 하나씩 입고 다니면 좋겠다. / 스터디 준비 해야하는데 자꾸 눈이 딴 데로 샌다. 마음은 이미 딴 데에 있다. 슬프다. 여전히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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