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6. 다락방에서

준비한 홈커밍 영상을 보는데, 살짝 울 뻔했다. 야곱의 축복을 부르면서는 거의 울었다. 이게 언제부터 이런 가사였지, 이렇게나 다정한 가사였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너는 담장 너머로 뻗은 나무
가지에 푸른 열매처럼
하나님의 귀한 축복이 삶에
가득히 넘쳐날 거야
너는 어떤 시련이 와도 능히
이겨낼 강한 팔이 있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너와
언제나 함께 하시니

너는 하나님의 사랑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랑
나는 널 위해 기도하며
네 길을 축복 할 거야
너는 하나님의 선물
사랑스런 하나님의 열매
주의 품에 꽃 피운
나무가 되어줘

페어웰에 가서는 맞은 편 카메라를 피해 천장을 봐야했다.

Smile a while we bid a fond adieu
We have had a happy time with you,
Then the Lord Christ will keep you
Till we meet again

즐거운 시간이 지나고
웃음지며 떠나는 얼굴
다시 만날 때까지
주님 지켜주리

노래를 부르는 동안 천장에 대고 울면서 웃고있는 내 표정을 생각했다. 곧 고장날 것 같은 수도꼭지 탭을 붙잡고 있는 심정 같아,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어제는 나에게 무슨 의미였을까, 무엇이 될까.


마치고 의외의(?) 선배와 커피를 한 잔 나누었다. 커피 한 잔에 꽤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나는 적잖이 놀랐다. 각자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이야기했고 그 경로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아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절 함께 했던 시간이 짧아서라기보다는, 서로의 접점이 거의 없다고 여겨 가까워지지 않았었으므로. 나이가 들어서일까. 선 자리가 바뀌어서일까. 둘 다 그만큼 변해서이기도 하겠지. 어딘가 아쉬울 뻔했던 하루에 온점이 찍혔다.

댓글을 답시다 두비두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