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간만에 (IR 아닌) 책을 좀 사서 기부니가 존좋(!) 『조선의 퀴어』 읽다가 오늘 아침 0830 행사 준비해야 하는데 밤샜다. 근데 또 점심으로 행사 마무리하고도 여즉 학교에 있다. 여하튼 어마무시개꿀잼.
어제 어딜 좀 갔다가 『3월 1일의 밤』 저자 사인본을 선물(?)받았다. 책을 읽고서 갔어야 했는데, 들춰보지도 못한 채로 가서 질문 하나 못했다. 그래도 감탄. 저자분 조곤조곤한 말솜씨에 숨은 솔직함과 위트에 또 감탄. 그러곤 돌아와 조선의 퀴어 마무리짓고 셔틀 타기 전에 시간이 남아 집에 가져오려 챙겨둔 걸 잠깐 펼쳐보았는데, 세상에 이게 웬걸. 역사학자가 아니라 국문학자가 3·1을 쓰면 글이 이렇게도 나오는구나, 또 감탄에 그저 감탄.
“처음 본 3·1 운동의 얼굴은 미추가 분간되지 않았다. 신문조서 속 사람들은 독립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고 우기고, 집에 불 지르겠다고 위협당해 만세 불렀다고 발뺌하고, 뒤 보느라 시위대열에서 빠져 돌아왔노라고 변명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바로 그 사람들이 손가락 잘라 피를 내어 독립만세기를 만들고, 몰래 등사기 장만해 새벽마다 격문을 돌리고, 총 맞아 이웃이 죽었는데도 다음날 또 헌병주재소를 향해 행진해 가고 있었다. 신문조서를 독파하면서 자주 멍해지곤 했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당최 가늠이 되지 않았다. 조야하면서 장엄하고, 난폭하면서 고귀하고, 무지하면서 드높은, 이들은 누구인가?…”
얇지 않아 읽는 데에 꽤 오래 걸릴 것 같고, 근래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게 바쁘기만 하니 아마 생각보다도 더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오랜 밤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읽어야 할 책보다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이 쌓아두어 행복해.
헬로헬로 최현숙은 할배의탄생의 저자가 맞나요??
예아ㅇㅇ 참고로 할배의 탄생 다음으로 나온 할매의 탄생은 더 꿀잼입니다 이것도 한번 읽어 보세요. 쩌기 있는 작별일기는 저자 어머니에 대한 얘기.
오 그렇군요 할배버전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금방 보아야겠네 잘 지내심?
추위에 떨며 지내고 있습죠 12월쯤 한번 볼까요?
그라입시다 12월
죠습니다!!!